영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Jurassic World: Fallen Kingdom, 2018)》
자연과 인간의 윤리 파괴를 고발하다
1. 영화 개요 및 배경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2018년에 개봉한 SF 액션 영화로, 쥬라기 월드의 후속작이자 시리즈 다섯 번째 작품이다. 스페인의 J. A. 바요나가 감독을 맡았으며, 크리스 프랫과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각각 오웬과 클레어 역을 맡아 전작의 세계관을 이어간다. 이 작품은 전작의 테마파크 붕괴 이후, 자연 파괴와 윤리 문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2. 기술적 연출과 분위기 변화
전작의 섬 전체 스펙터클에서 벗어나 이 영화는 섬의 화산 폭발과 고딕 저택 내부라는 두 가지 큰 장면으로 분위기를 전환한다. 특히 이슬라 누블라의 화산 폭발 장면과 로크우드 가문의 저택 내부는 기후재난과 인간의 음모라는 두 가지 서스펜스를 동시에 전달한다.
3. 줄거리 요약
1) 인도미누스 렉스 유해 회수 작전
쥬라기 월드 사건과 인도미누스 렉스의 죽음으로부터 6개월 후, 소규모 용병 팀이 이슬라 누블라에 침투해 라군에 남겨진 인도미누스의 유해에서 DNA를 채취한다. 두 명으로 구성된 팀이 뼈 샘플을 확보하지만, 모사사우루스가 그들이 탑승한 잠수정을 집어삼킨다. 이후 티라노사우루스가 팀을 공격하지만, 살아남은 일행은 헬리콥터를 타고 샘플을 들고 탈출한다. 도중에 모사사우루스는 한 명을 죽이고, 반쯤 열린 해저 게이트를 통해 바다로 빠져나간다.
2) 공룡 구출 논쟁과 정부의 무관심
3년 후, 미국 상원에서는 이슬라 누블라의 화산 폭발로 멸종 위기에 처한 공룡들을 구출할지를 두고 논의가 이뤄진다. 수학자이자 혼돈 이론가인 이안 말콤 박사는 상원 청문회에서, 존 해먼드가 저지른 잘못된 복제를 바로잡기 위해 공룡들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3) 공룡 보호 단체와 로크우드의 제안
한편, 쥬라기 월드의 전 운영 책임자였던 클레어 디어링은 ‘공룡 보호 단체(Dinosaur Protection Group)’를 설립하여 공룡을 보호하려 한다. 상원이 공룡 구조에 대한 정부 개입을 거부하자, 해먼드의 옛 동업자였던 벤자민 로크우드 경이 클레어를 캘리포니아 북부의 자신의 저택으로 초대한다. 로크우드와 그의 보좌관 엘리 밀스는 공룡들을 새로운 보호 섬으로 이송하는 계획을 밝히며, 클레어에게 위치 추적 시스템을 다시 작동시켜 공룡들을 찾아달라고 요청한다. 특히 마지막 생존 벨로시랩터인 블루를 추적하는 것이 핵심이다. 클레어는 블루를 찾기 위해 전직 벨로시랩터 조련사 오웬 그래디에게 협조를 요청한다.
4) 이슬라 누블라에서의 구조 작전
이슬라 누블라에 도착한 클레어와 전 공원 기술자 프랭클린 웹은 온라인 추적 시스템을 재가동한다. 동시에 오웬과 공룡 수의사 지아 로드리게스, 그리고 용병팀은 블루를 찾아나선다. 하지만 이 만남은 충돌로 번지고, 블루는 총에 맞는다. 오웬은 켄 휘틀리에게 마취총을 맞고 쓰러지며, 휘틀리는 오웬과 클레어, 프랭클린을 섬에 버리고 지아만 인질로 데려간다. 마침내 화산이 폭발하면서 거대한 공룡 대탈출이 벌어지고, 세 사람은 가까스로 탈출한다. 공룡을 실은 배는 떠나고, 섬에 남겨진 공룡들은 화산에 휩쓸린다. 오웬 일행은 몰래 배에 탑승하고, 지아는 티라노사우루스의 혈액을 블루에게 수혈해 그녀의 생명을 구한다.
5) 공룡 밀매의 실체
이송된 공룡들은 사실 로크우드 저택으로 옮겨지고 있었다. 고아가 된 로크우드의 손녀 메이지는 밀스와 경매인 에버솔이 공룡들을 불법 시장에 판매하려는 계획을 엿듣는다. 이들은 또한 유전공학자 헨리 우 박사가 만든 인도랩터라는 무장형 하이브리드 공룡도 시연하려 한다. 이 인도랩터는 인도미누스 렉스와 벨로시랩터의 DNA를 결합해 만든 생명체다.
6) 비극과 진실의 폭로
우 박사는 명령에 복종하는 향상된 인도랩터를 만들기 위해 블루의 DNA를 원하지만, 블루의 혈액이 더 이상 순수하지 않다는 사실을 모른다. 메이지는 이 사실을 로크우드에게 알리고, 로크우드는 밀스를 추궁하지만, 밀스는 그를 베개로 질식시켜 살해한다. 이후 메이지가 로크우드의 사망한 딸의 클론이라는 사실도 드러나며, 이것이 해먼드와 로크우드의 결별 원인이었음이 밝혀진다.
경매가 시작되면서 공룡들이 바로 출하된다. 프랭클린은 붙잡히지 않고 지아를 구출하는 데 성공하지만, 오웬과 클레어는 감금된다. 오웬은 스티기몰로크를 자극해 감옥을 부수게 하고, 클레어와 함께 탈출한다. 이들은 메이지와 합류하고, 인도랩터가 우 박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판매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7) 경매장 탈출과 인도랩터의 위협
오웬은 스티기몰로크를 유인해 경매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혼란 속에서 휘틀리는 인도랩터를 기절시킨 뒤 이를 기념품으로 삼기 위해 이를 뽑으려 하지만, 인도랩터는 의식을 잃은 척한 채 그를 공격해 죽인다. 이어 에버솔과 다른 이들도 처참하게 살해하고 탈출한다. 인도랩터는 저택 안을 누비며 오웬, 클레어, 메이지를 추격한다. 그때 지아가 풀어준 블루가 나타나 인도랩터와 대결한다. 두 공룡은 유리 천장 위에서 싸우다 함께 추락하고, 인도랩터는 아래에 있는 케라톱스의 뿔에 찔려 죽는다. 블루는 살아남는다.
8) 공룡의 해방과 새로운 시대
한편 수소 시안화물 가스가 누출되며 갇힌 공룡들이 위기에 처하자, 클레어는 격리 문을 열려 하지만 오웬이 이를 말린다. 그러나 메이지는 그들이 자신처럼 클론이라는 이유로 공감하며, 문을 열어 공룡들을 해방시킨다. 밀스는 인도미누스 렉스의 뼈를 들고 탈출하려 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에게 잡아먹히고 뼈도 짓밟힌다. 오웬, 클레어, 메이지, 지아, 프랭클린은 무사히 탈출하고, 블루와 다른 공룡들은 숲으로 도망친다.
9) 새로운 쥬라기 시대의 시작
새로운 상원 청문회에서 이안 말콤은 인간과 공룡이 공존해야 하는 새로운 쥬라기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선언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자유롭게 풀려난 공룡들이 숲과 도시 외곽을 배회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4. 주요 등장인물 소개
오웬 그레이디(Owen Grady) : 크리스 프랫(Chris Pratt)
직업 : 전직 해군, 벨로시랩터 조련사소개 : 쥬라기 월드에서 랩터 훈련을 맡았던 인물로, 블루를 포함한 네 마리의 랩터들과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었다. 클레어의 요청으로 다시 섬에 들어가 블루를 구하려고 한다. 랩터와 인간의 관계, 그리고 생명에 대한 존중을 몸소 보여주는 핵심 인물이다.
클레어 디어링(Claire Dearing) :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Bryce Dallas Howard)
직업 : 전 쥬라기 월드 운영 관리자, 공룡 보호 단체 창립자소개 : 쥬라기 월드 사건 이후, 공룡 보호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공룡 보호 그룹(Dinosaur Protection Group)’을 설립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창조된 생명을 끝까지 보호하려는 의지를 가진 인물로, 과거의 실수를 반성하고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블루(Blue) : CGI & 모션 캡처
종족 : 벨로시랩터소개 : 오웬이 훈련했던 랩터 무리 중 유일한 생존자. 높은 지능과 감정 반응을 가진 공룡으로, 인간과의 정서적 교감이 가능한 존재로 그려진다. 인도랩터와의 마지막 전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시리즈를 상징하는 존재로 자리 잡는다.
메이지 록우드(Maisie Lockwood) : 이사벨라 서먼(Isabella Sermon)
소개 : 벤자민 록우드의 손녀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그의 죽은 딸을 복제한 인간 클론이다. 시리즈 최초로 등장한 인간 복제 존재로, 영화의 윤리적 주제를 확장시키는 중요한 인물이다. 공룡뿐 아니라 인간 복제에 대한 도덕적 질문을 던지는 상징적 존재다.
벤자민 록우드(Benjamin Lockwood) : 제임스 크롬웰(James Cromwell)
직업 : 존 해먼드의 과거 동업자소개 : 쥬라기 공원 창립자 해먼드와 함께 유전자 공룡 복원을 연구했던 인물. 공룡을 새로운 섬으로 이주시키려는 이상적인 계획을 세우지만, 조수였던 밀스에게 배신당해 목숨을 잃는다. 생명에 대한 책임감과 인간의 오만 사이에서 갈등한 인물이다.
엘리 밀스(Eli Mills) : 래프 스팰(Rafe Spall)
직업 : 록우드 재단의 비서 겸 후견인소개 : 표면적으로는 록우드의 뜻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공룡을 밀매하여 이익을 취하려는 탐욕적인 인물이다. 생명체를 거래 대상으로 여기는 무자비한 사업가로, 결국 공룡(티라노사우루스)에게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헨리 우 박사(Dr. Henry Wu) : B. D. 웡(B. D. Wong)
직업 : 유전학자소개 : 1편부터 등장해온 유전공학의 중심 인물. 인도미누스 렉스에 이어 인도랩터까지 창조했으며, 블루의 유전자를 이용해 명령 가능한 공룡 병기를 만들려 한다. 과학적 윤리를 외면한 천재 과학자로, 시리즈 내내 책임의 무게를 피해가는 인물이다.
프랭클린 웹(Franklin Webb) : 저스티스 스미스(Justice Smith)
직업 : 공룡 보호 그룹 IT 기술자소개 : 내성적이고 겁이 많은 성격이지만, 극한 상황에서도 용기 있게 행동해 공룡들과 동료들을 도와준다. 섬에서의 탈출, 그리고 경매장 혼란 속에서 실질적인 활약을 보여준다. 영화 속 ‘일반인 관객’의 시점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지아 로드리게즈(Zia Rodriguez) : 다니엘라 피네다(Daniella Pineda)
직업 : 공룡 보호 단체 수의사소개 : 공룡을 동물로서 존중하고 치료하려는 의지를 가진 수의사. 블루의 수술을 집도하며, 유전자 공학이 만들어낸 생명에게도 생명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하는 인도적 시선을 보여준다.
켄 휘틀리(Ken Wheatley) : 테드 레빈(Ted Levine)
직업 : 민간 용병 대장소개 : 공룡을 단지 사냥감이나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비윤리적 인물. 인도랩터의 이를 ‘트로피’로 뽑으려다 역으로 속아 죽는다. 공룡을 함부로 다루려는 인간의 오만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다.
5. 명장면 소개
1) 모사사우루스가 잠수정을 삼키는 장면
무인 잠수정을 조종하던 팀이 모사사우루스에게 갑작스럽게 공격당하는 순간. 긴장감과 공룡의 위엄이 잘 드러난 인상적인 액션 장면입니다.
2) 화산 폭발과 공룡들의 대탈출
화산이 폭발하면서 공룡들이 공포에 질려 뛰쳐나오는 장면. 재난의 긴박함과 공룡들의 절박한 생존본능이 어우러져 영화의 클라이맥스 중 하나입니다.
3) 인도랩터와 블루의 대결
인도랩터가 경매장에서 풀려나 혼란을 일으키고, 블루가 등장해 대결하는 장면. 두 공룡의 지능과 전투가 극적으로 표현되며, 블루의 용맹함과 충성심이 돋보입니다.
4) 클레어와 오웬이 함께 공룡을 구하려는 장면
서로 다른 입장과 감정을 가진 두 주인공이 공룡을 구하기 위해 협력하는 장면으로, 인간과 자연, 생명에 대한 주제가 부각됩니다.
5) 마지막에 해방된 공룡들이 자연 속으로 도망치는 장면
공룡들이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 자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새로운 ‘쥬라기 시대’의 시작을 암시하는 의미 있는 장면입니다.
6. 명대사 소개
1) “Life finds a way.”
- “생명은 길을 찾아낸다.”
- 닥터 이안 말콤 (Dr. Ian Malcolm)
- 의미 : 생명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길을 찾아낸다는 자연의 강인함과 적응력을 뜻하는 유명한 대사로,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철학적 메시지입니다.
2) “We’ve been so focused on the science that we forgot to stop and think about the ethics.”
- “우리는 과학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윤리에 대해 잠시 멈춰서 생각하는 걸 잊었다.”
- 클레어 디어링 (Claire Dearing)
- 의미 : 과학적 진보에 치중한 나머지 윤리적 책임을 간과했다는 반성의 메시지. 영화가 던지는 중요한 질문 중 하나입니다.
3) “You can’t just rescue the dinosaurs and not the island.”
- “공룡만 구하고 섬은 그대로 둘 수는 없다.”
- 오웬 그레이디 (Owen Grady)
- 의미 : 공룡만 구하는 것은 불완전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자연 환경 전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사입니다.
4) “The world has changed. We need to change with it.”
- “세상은 변했다. 우리도 그에 맞춰 변해야 한다.”
- 닥터 이안 말콤 (Dr. Ian Malcolm)
- 의미 : 새롭게 시작된 쥬라기 시대에 맞춰 인간과 공룡이 공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말입니다.
5) “Indoraptor doesn’t just follow orders — it hunts.”
- “인도랩터는 단순히 명령에 따르는 게 아니라, 사냥한다.”
- 헨리 우 박사 (Dr. Henry Wu)
- 의미 : 인도랩터의 위험성과 공격성을 설명하는 대사로, 과학이 만들어낸 무서운 결과를 경고합니다.
7. 흥행 성과 및 평단 반응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약 13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며 2018년 최고 흥행작 중 하나가 되었다. 평단 반응은 엇갈렸다. 바요나 감독의 연출과 브라키오사우루스 장면, 액션 요소 등은 찬사를 받았지만, 날카로운 스토리와 인물 전개에서는 부족하다는 평가도 많았다. 일부는 “과학과 윤리를 제대로 다루려 했지만, 캐릭터가 이를 담아내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반면 Decider는 이 신작이 새로운 삼부작 중 가장 시각적으로 대담하다고 평가했다.
8. 자연의 회복과 인간의 책임
이 영화는 공룡을 상업화하고 무기화하려는 인간의 탐욕과 과학적 오만을 정면으로 다룬다. 인간이 만든 공룡을 보호해야 하는가, 자연에 맡겨야 하는가를 묻는다. 메이지의 선택과 말콤의 의회 증언은 ‘자연의 회복’과 ‘인간의 책임’을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핵심적 장치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단순한 블록버스터를 넘어 과학기술의 윤리성과 자연에 대한 경외를 묻는 영화다. 공룡이라는 존재를 다시 지구에 불러온 인간이 그 책임을 어떻게 수행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하며, 인간과 공룡이 공존하는 새로운 미래를 암시한다. 감각적 연출과 어두운 철학의 조합은 이 작품을 단순 오락을 넘어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영화로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