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이리언 vs. 프레데터(Alien vs. Predator, 2004)》
“누가 이기던, 우리는 망했다...”
《에이리언 vs. 프레데터》는 2004년 8월 13일 개봉한 미국의 SF 액션 공포 영화로, 에일리언 시리즈와 프레데터 시리즈가 처음으로 만난 공식 크로스오버 작품이다. 감독 및 각본은 폴 W. S. 앤더슨이 맡고, 사나 레이선, 라울 보바, 랜스 헨릭슨이 주요 배우로 참여했다.
이 작품은 에일리언 시리즈의 다섯 번째, 프레데터 시리즈의 세 번째 공식 장편으로 구분되며, 두 프랜차이즈의 교차점을 시도한 중요한 작품이다. 감독 앤더슨은 이 작품을 통해 B급 장르의 시각적 쾌감과 몬스터 간의 충돌을 강조하며, 다소 간략한 인간 캐릭터 중심에서 벗어나 에일리언과 프레데터의 대결에 무게를 둔 연출을 시도했다.
촬영은 체코 프라하의 바란도프 스튜디오(Barrandov Studios)에서 진행되었으며, 피라미드 내부 세트 등 25~30개의 실제 세트가 구축되었다. 이들 세트는 애초에 로스앤젤레스에 지으면 수천만 달러가 소요될 규모였지만, 프라하에서 건설해 비용을 절감했다.
1. 줄거리 요약
1) 고대 피라미드의 발견
부유한 산업가 찰스 웨일랜드는 남극의 외딴 섬 부베섬 인근에서 이상한 열 반응을 감지한 위성 영상을 통해 빙하 600m 아래에 묻힌 고대 피라미드를 발견하게 된다. 죽음을 앞둔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이 발견을 기록하고자 과학자, 언어학자, 용병, 그리고 산악 안내인 렉스 우즈가 포함된 전문가 팀을 조직한다. 이들은 남극의 폐쇄된 포경 기지에 도착하여 수직으로 뚫린 인공적인 터널을 발견하고, 이 터널을 따라 피라미드 내부로 진입하게 된다.
2) 인간의 손에 의해 깨어난 죽음의 유산
탐사대는 피라미드 내부에서 고대 문명과 정체불명의 유물을 발견한다. 그중 하나는 인간 해골이 무더기로 쌓여 있는 제물의 방이었다. 모든 해골은 안에서부터 갈비뼈가 파열된 상태로, 이 피라미드가 단순한 유적이 아님을 암시한다. 동시에 세 명의 프레데터, 스카, 켈틱, 초퍼가 지상에 도착해 탐사대의 후속 대원들을 제거하고 피라미드로 진입한다. 이들은 곧 피라미드가 자동으로 가동되며 내부가 봉쇄되자 본격적인 사냥을 시작한다.
3) 에일리언 여왕의 부활과 사냥의 시작
피라미드의 활성화는 냉동 상태였던 에일리언 여왕을 깨운다. 여왕은 알을 낳기 시작하고, 그 알에서 태어난 페이스허거들이 인간들을 숙주로 삼는다. 이후 체스트버스터가 숙주 몸을 뚫고 나오며 빠르게 성체 에일리언으로 성장하게 된다. 인간들은 프레데터 무기를 우연히 손에 넣고, 프레데터와 에일리언 사이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게 된다. 켈틱과 초퍼는 곧 에일리언에게 목숨을 잃고, 웨일랜드는 렉스와 고고학자 세바스찬이 도망칠 시간을 벌기 위해 희생한다.
4) 고대 의식의 진실
세바스찬과 렉스는 피라미드에 새겨진 상형문자를 해독하면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프레데터는 고대 인류에게 문명을 가르친 존재였으며, 인간은 에일리언을 사냥하기 위한 도구이자 숙주로 사용되었다. 100년마다 이 사냥 의식을 반복했고, 에일리언이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되면 자폭 장치를 통해 모든 생명체를 제거하는 것이 그들의 계획이었다. 결국 이들은 탐사대를 의식에 활용하기 위해 유인한 것이었다.
5) 인간과 프레데터의 동맹
세바스찬은 에일리언에게 납치되고, 렉스는 프레데터 스카에게 무기를 돌려주며 신뢰를 쌓는다. 스카는 렉스에게 사냥꾼의 표시를 새기고, 죽은 에일리언의 유해로 무기를 제작해 함께 싸운다. 렉스는 세바스찬이 숙주가 된 것을 알고 고통 없이 죽인다. 그러나 에일리언 여왕은 속박을 풀고 프레데터와 인간을 쫓기 시작한다.
6) 최후의 결전과 스카의 죽음
스카는 손목에 장착된 폭탄 장치를 작동시켜 피라미드와 대부분의 에일리언을 파괴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지상으로 탈출한 직후, 살아남은 에일리언 여왕이 다시 공격을 감행한다. 치열한 전투 끝에 렉스는 급수탱크의 사슬을 여왕에게 묶고 절벽 아래로 떨어뜨려 바다 속에 가라앉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스카는 치명상을 입고 사망한다.
7) 새로운 전사로 인정받은 렉스
스카의 죽음을 애도하며 나타난 프레데터 우주선이 그의 시신을 회수한다. 프레데터 원로는 렉스의 얼굴에 새겨진 사냥 표시를 확인하고, 그녀에게 프레데터 무기를 증정한다. 이는 렉스를 전사로 인정했다는 상징적인 행위였다. 프레데터 우주선이 떠나고 렉스는 남극의 설원 위에 놓인 스노우캣 차량을 타고 조용히 자리를 떠난다.
8) 예고된 새로운 위협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프레데터 우주선 내부에서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진다. 스카의 시신에서 프레데리언(Predalien), 즉 프레데터와 에일리언이 결합된 새로운 혼종 생명체가 체스트버스터 형태로 튀어나오며, 다음 이야기에 대한 암시를 남긴다.
2 주요 등장 인물
- 렉스 우즈(Lex Woods) : Sanaa Lathan(사나 레이선)
극한의 환경에서도 생존 능력을 보여주는 산악 탐험가이자 가이드이다. 뛰어난 판단력과 용기를 지닌 인물로, 영화의 중심 인물 중 하나다. 탐사대의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프레데터와의 동맹을 통해 전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만든다. 프레데터의 인정을 받아 사냥꾼의 상징인 표식을 받고, 전사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 찰스 비숍 웨일랜드(Charles Bishop Weyland) : Lance Henriksen(랜스 헨릭슨)
세계적인 대기업 ‘웨일랜드 인더스트리’의 CEO이며, 열악한 건강 상태에도 불구하고 남극 피라미드 탐사에 직접 참여한다. 죽기 전 자신의 이름으로 위대한 발견을 남기고자 한다. 탐사 도중 프레데터와 마주치게 되고, 동료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기 위해 희생한다. - 세바스찬 드 로사(Sebastian de Rosa) : Raoul Bova(라울 보바)
언어학자이자 고고학자로, 고대 문명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피라미드에 새겨진 상형문자를 해석한다. 이 해석을 통해 에일리언과 프레데터의 고대 의식의 정체를 밝혀낸다. 인간과 프레데터의 갈등 속에서 렉스와 협력하지만, 결국 에일리언의 숙주가 되어 렉스에 의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다. - 프레데터 스카(Scar) : Ian Whyte(이언 화이트)
세 명의 프레데터 중 한 명으로, 젊은 전사이자 통과 의례를 수행하기 위해 지구에 온다. 강력한 전투 능력을 지녔으며, 인간인 렉스와 유일하게 협력 관계를 형성한다. 에일리언을 처치하고 렉스에게 무기를 만들어주며, 전투 도중 치명상을 입고 사망한다. 그의 시신에서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프레데리언 체스트버스터가 튀어나온다. - 프레데터 켈틱(Celtic) & 초퍼(Chopper)
스카와 함께 지구에 온 프레데터 전사들로, 사냥 의식에 참가하지만 에일리언과의 전투에서 각각 목숨을 잃는다. 특히 켈틱은 에일리언과의 근접 전투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하지만, 에일리언의 공격에 의해 최후를 맞는다. - 에일리언 여왕(Xenomorph Queen)
고대 피라미드 중심부에 냉동 상태로 봉인되어 있었던 존재로, 피라미드가 활성화되면서 깨어난다. 알을 낳아 페이스허거를 부화시키며, 새로운 에일리언 군단을 만들어 낸다. 마지막에는 속박을 풀고 지상까지 추격해 오지만, 렉스와 스카의 협공으로 바닷속에 가라앉으며 패배한다. - 프레데터 원로(Elder Predator)
마지막 장면에서 등장하는 프레데터 우주선의 지휘관으로 보이며, 렉스의 얼굴에 새겨진 사냥꾼의 표시를 확인하고 그녀에게 창을 수여한다. 이는 프레데터 사회에서 인간이 전사로 인정받았음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3. 제작 및 기술 요소
1) 세트 디자인과 촬영
피라미드 내부는 실제처럼 제작된 복잡한 세트로, 생활감 있는 조각과 회전 구조가 관객에게 강한 몰입감을 준다.
특히 소형 모형 미니어처(최대 25m 규모)를 사용해 현실감을 극대화했으며, 총 700여 포대의 인공 눈이 사용되었다.
이들 미니어처 기술은 CGI만으로 구성하는 것보다 비용 및 연출 측면에서 유리했다고 제작진은 밝혔다.
2) 음악과 음향
음악은 오스트리아 출신 작곡가 하랄트 클로저(Harald Kloser)가 맡았다. 그는 이전 작품인 『The Day After Tomorrow』의 스코어로도 유명하다.
클로저는 앤더슨의 요청에 따라 거대하고 클래식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전자음과 퍼커션을 섞어 음산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일부 평가는 “기존 에일리언ㆍ프레데터 음악보다 테마는 약하지만 특정 장면과 효과는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4. 흥행과 반응
1) 박스오피스 실적
전세계 흥행 수익은 약 1억 7,740만 달러이며, 북미에서는 약 8천만 달러 수준이다.
제작비는 6,000~7,000만 달러로 추정되며, 수익률 면에서는 프랜차이즈 중 매우 성공적인 작품 중 하나다.
2) 평단 및 관객 평가
Rotten Tomatoes 평점은 약 21%, Metacritic는 29/100으로 매우 낮은 평가를 받았다.
관객 평점은 CinemaScore B 등급으로, 평론가보다는 관객에게 더 호의적인 평가를 기록했다.
비평가들은 인간 캐릭터의 입체감 부족, 빠른 편집, 어두운 조명 등 시각적 문제를 주로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평론가와 팬들은 세트 디자인과 특수효과, 몬스터 매치 장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Time지는 “완벽하게 실행된 B급 영화”라며 몬스터 팬에게 끌리는 단순하고 명쾌한 즐거움을 인정했다.
Decider는 이 작품이 “팝콘 무비로서 가볍고 유쾌하다”면서도 “원작 프랜차이즈에 대한 경의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5. 주요 특징 요약
에일리언과 프레데터의 전면 충돌을 스크린에서 최초로 구현한 크로스오버 작품이다.
미로 같은 피라미드 내부와 이동 세트 구성은 시각적 긴장감과 몰입감을 동시에 제공한다.
실제 미니어처와 CGI의 조합을 통해 현실감 있는 액션과 풍부한 시각 효과를 만들어냈다.
프레데터의 사냥 의식과 제노모프(Xenomorph)의 공포성을 일정 부분 충실히 재현한 점은 팬서비스로서 효과적이다.
인물 중심보다 괴생명체 중심의 구성으로 인해 일부 관객에겐 캐릭터 몰입감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6. 평가 및 의의
이 작품은 장르 혼합과 외계 생명체 간의 충돌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개봉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비록 평단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낮았지만, 흥행 성적으로 볼 때 프랜차이즈 팬과 장르 매니아에게는 충분한 볼거리 제공했다.
최근에는 Alien vs. Predator가 20주년을 맞아 다시 재평가되고 있으며, 일부 평론은 “미묘한 매력을 지닌 과소평가된 작품”으로 보기도 한다.
특히 Time은 이 작품을 “과거 B급 영화의 전형이자 잘 만들어진 대중 장르물”로 추천하며, 팬층에서의 지속된 인기를 언급했다.
7. 후속작 및 프랜차이즈 확장
본작의 직접적인 후속작으로 《Aliens vs. Predator: Requiem, 2007》이 제작되었다. 다만 평가는 더욱 낮았고 흥행 수익 또한 전작보다 감소했다.
이후 Predator 시리즈는 『Predators』(2010), 『Prey』(2022), 『The Predator』(2018) 등으로 확장되었고, Predator: Badlands(2025년) 등 미래 프로젝트도 예정되어 있다.
최근 디즈니와 스튜디오 측은 새로운 AVP 크로스오버 가능성을 모색 중이라는 힌트를 흘리고 있으며, Predator: Badlands에 Weyland-Yutani 안드로이드 캐릭터를 넣는 것 또한 그러한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