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1일 토요일

[범용기 제1권] (79) 간도 3년 - 간도에 들어갔다

간도에 들어갔다

『만주』라지만 그때쯤에는 온톤 일본세력 일색이었기에 이색적인 풍경은 눈에 띠지 않았다. 특히 『간도』는 한국인이 몰려 사는 고장이니만큼 문화도 한국 것으로 되어 있다.

기차로 몇 시간이면 용정역에 내린다. 나는 황혼이 짙은 무렵 혼자서 역에 내렸다. 인력거나 자동차가 아닌 황마차(幌馬車)[1]가 기다리고 있다. 마부도 중국인이다. 인력거는 죄송스럽고 자동차는 사치하지만 황마차는 분수에 맞는 것 같았다. 넓직한 뒷자리에 앉아 이국의 밤거리를 달린다. 말 목에 달린 방울소리 맑다. 그날 밤은 여관에서 잤다. 시조 비슷한 글귀가 떠올랐다.

황마차 지렁지렁 말급[2]소리 시산하이[3],
캄캄한 밤거리를 마음없이 달리노라.
동무여, 유랑일생이니 어디간들 못살리.




[각주]
1. 황마차(幌馬車) - 비바람, 먼지, 햇볕 등을 막기 위하여 포장을 친 마차
2. 말급 - ‘말굽’의 방언
3. 시산하다 - ‘스산하다’(거칠고 쓸쓸하여 어수선하다)의 방언

[범용기 제1권] (80) 간도 3년 - 얼마남은 중국인 체취

얼마남은 중국인 체취 『용정』은 온전히 한국인 도시어서 만주랄 수도 중국이랄 수도 없다. 콩기름 짜는 중국공장이 한두 군데 있고 중국인끼리의 물산객주 비슷한 집이 몇 채 시중에 있을 뿐이다. 물론 중국음식점은 어디나 있는 방식대로 있다. 돼지 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