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봉 기슭에 집얻고
둘째 해부터 나는 청류벽 위 향교 옆에 살았다. 새로 지은 기억자(ㄱ) 한옥의 한쪽 날개에 기거했고 다른 한 쪽 날개에는 주인이 살았다. 부엌은 같이 쓰고 아궁이만 둘이다. 주인 이름은 김은석(金銀錫)이었는데 나와 비슷한 연배의 실업인이었다. 내외가 모두 맘성좋은 분이어서 평양 떠날 때까지만 2년을 제집같이 지냈다.
간도로 그때 아내는 만삭이었다. 하기 휴가도 끝날 무렵 하루는 숭전 교장으로 혼자 남아 있는 『마우리』 [1] 선교사가 몸소 내 집에 찾아왔다. 『마우리』 박사는 한국 선교사 중에서 단 한 사람 웨스턴 출신 내 동창이었다. 그래서 좀 다른 데가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