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안에서 자랑하라 [이미지 버전]
[예레미야 9:23-24. 고린도전서 1:29-2:5]
이기영 목사
1. 주 안에서 자랑하라
그림자를 좇는 허망한 삶에서 벗어나 오직 십자가의 실체를 향해 나아가라는 이기영 목사의 엄중한 신앙적 메시지가 시작된다. 세상의 헛된 자랑거리에 취해 본질을 잃어버린 현대인들과 오늘날 한국 교회를 향해 이 보고서는 날카로운 영적 회고록이자 청사진을 제시한다. 인간의 조건과 기복적인 신앙을 과감히 파괴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십자가의 도를 붙잡을 때 열리는 새 역사로의 도약이 이제 기독교적 통찰을 통해 은혜롭게 펼쳐진다.
2. 행복의 착시와 늑대의 그림자가 주는 경고
세상은 육신의 만족이나 장수, 부귀와 같은 전통적인 오복을 행복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으며, 한국 교회의 기복신앙 또한 이러한 물질적 복에 깊이 함몰되어 있다. 하지만 이솝 우화에 등장하는 늑대는 석양 무렵 길게 늘어진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그것이 진짜 제 크기인 줄 착각하여 교만해졌다가, 결국 사자에게 허무하게 잡아먹히고 말았다. 누구든지 눈앞에 보이는 세상의 유한한 그림자를 진짜 자기의 실체이자 모습으로 착각하는 순간, 영적인 파멸과 위기가 찾아온다는 엄중한 경고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3. 예레미야의 엄중한 경고와 세 가지 거짓된 자랑
선지자 예레미야의 외침을 통해 하나님은 인간이 빠지기 쉬운 세 가지 거짓된 자랑을 단호히 거부하신다. 첫째는 지혜로,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는 단순한 IQ나 재주보다 타인과 공감하는 EQ와 성실함이 훨씬 중요하므로 지능을 자랑해서는 안 된다. 둘째는 용맹으로, 십 년 가는 권력이 없듯 세상의 힘과 육체의 건강은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유한한 것이다. 셋째는 부로, 재물의 축적은 자랑거리가 아니며 돈을 사랑하는 것은 일만 악의 뿌리이기에 재물은 오직 하나님 나라를 위해 섬기는 청지기적 도구여야 한다.
4. 패러다임의 전환과 하나님을 아는 참된 자랑
그렇다면 인간이 평생을 걸고 추구해야 할 참된 자랑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세상의 지혜와 능력이 아닌, '오직 하나님을 아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고 그 안에서 우리가 서로 사랑하게 된 '사랑'을 자랑해야 한다. 또한 악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여도 최후의 승리는 결국 진리 편에 있음을 믿는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인 '정의(미쉬파트)'를 신뢰해야 한다. 나아가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불쌍히 여겨 돕는 하나님의 구원 행동인 '공의(츠다카)'를 삶 속에서 기쁘게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영적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5. 역사적 사례로 보는 고린도 교회의 혼란과 분열
사도 바울이 아테네에서 인간적인 철학 논쟁과 수사학으로 복음을 전하려다 한계를 경험한 후, '두려워하며 심한 떨림' 속에서 도착한 곳이 바로 고린도였다. 당시 고린도 교회는 온갖 가치관이 충돌하던 현대 사회의 모순적인 축소판이었다. 교회 내부에는 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파벌과 분파 갈등이 극에 달했고, 도덕적인 타락과 성적 부패가 만연했다. 사회적으로는 우상 제물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았으며, 공적인 예배마저 무질서했고, 심지어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부활을 부인하는 자들까지 나타나 교회를 깊은 늪으로 몰고 갔다.
6. 얽힌 실타래를 푸는 유일한 해결책, 십자가의 도
고린도 교회의 총체적인 균열과 마비 앞에서 사도 바울이 꺼내 든 카드는 세상의 탁월한 변론이나 화려한 수사학이 아니었다. 바울은 인간적인 지혜를 맹세코 완전히 포기하기로 선언했다. 교회와 사회가 마주한 온갖 복잡한 제반 문제들을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마스터키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지혜와 능력'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마음 깊이 작정하며, 복잡하게 꼬인 죄의 네트워크를 오직 십자가의 도로 끊어냈다.
7. 가치관의 완전한 전복과 사울에서 바울로의 거듭남
십자가의 능력을 경험한 사도 바울의 삶은 가치관의 완벽한 전복이 무엇인지를 몸소 증명한다. '옛 사람 사울'은 당대 최고의 지적 리더이자 바리새파 엘리트였고 특권층인 로마 시민권자였다. 그의 세계관은 화석화된 율법주의와 현세주의적 물신숭배에 갇혀 있었다. 그러나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난 후 '새 사람 바울'로 완전히 거듭나면서, 과거에 누리던 모든 세상적 특권과 지식을 아낌없이 '분토(배설물)'와 같이 내버렸다. 양쪽 문화의 한계를 철저히 간파한 그는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길만이 인류의 미래를 열 유일한 열쇠임을 확신했다.
8. 십자가의 궁극적 목표와 그리스도 안의 새 역사 창조
사도 바울이 자신의 온 삶을 바쳐 사명을 완수하려 했던 진짜 목적은 단순한 기독교로의 종교적 개종이 아니었다. 십자가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옛 가치관과 그림자의 삶에 갇혀 있던 인간들을 예수 안에서 완전히 변화시켜 완전히 차원이 다른 '새 사람(New Human)'으로 재창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변화된 새 사람들을 역사의 주역으로 삼아 거룩한 가치관을 심고, 이 땅에 전혀 새로운 문화와 새 역사를 창조해 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바울이 자신의 생명까지 아낌없이 내던지며 모진 핍박 속에서도 십자가만을 자랑했던 진정한 유산이다.
9. 개선행진의 위대한 역설과 약함으로 완성되는 강함
고대 로마의 화려한 개선행진의 끝자락에는 늘 사슬에 묶여 끌려오다 참혹하게 처형당하는 포로들이 존재했다. 놀랍게도 사도 바울은 세상의 승리자가 아닌, 하나님의 개선행진 대열 속에서 맨 마지막에 끌려가 '죽음을 기다리는 사형수(포로)'의 자리를 기꺼이 선택한다. 내가 죽어야 내 안의 그리스도가 살기 때문이라는 믿음의 역설이다.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우리 몸에 친히 짊어지고 바보처럼 낮아질 때, 역설적으로 아프고 약한 우리의 육신을 통해 예수의 부활과 생명이 찬란하게 빛을 발하며 참된 영적 승리를 완성한다.
10. 한국 교회의 기복주의와 한반도 분단의 모순
시선을 오늘날 우리의 현실로 돌리면 거대하고 아픈 영적 모순과 직면하게 된다. 한국 교회는 전 세계가 주목할 만큼 눈부신 교세의 성장과 대규모 기독교 활동의 규모를 자랑하며 호황을 누려왔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은 반세기가 넘는 기나긴 세월 동안 남북 분단이라는 민족적 비극과 상호 억압의 사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왜 평화와 통일의 참된 소망은 보이지 않는가? 그것은 어쩌면 우리의 신앙이 여전히 세상의 권력과 부, 지혜라는 허망한 그림자만을 좇는 철저한 기복주의의 덫에 고립되어 있기 때문은 아닌지 뼈아프게 질문해야 한다.
11. 예언자적 통찰이 담긴 고난의 땅과 대속의 수난
사상가 함석헌 옹은 한반도를 향해 온갖 세계의 죄악과 모순이 집결된 깊은 고난의 땅이라고 슬퍼하면서도, 그 안에서 위대한 예언자적 섭리를 발견했다. 이 혹독한 시련은 무의미한 파국이 아니라, 장차 시련에 빠진 전 세계를 구원할 영적인 능력을 키우시려는 하나님의 철저한 훈련의 과정이라는 통찰이다. 구약 성경 이사야 53장에 등장하는 '고난받는 종'처럼, 냉전체제의 마지막 잔재로 남아 있는 한반도의 쓰라린 아픔은 결코 무가치하지 않다. 이는 인류 전체의 화해를 위한 대속의 수난이자, 새로운 평화의 희망을 태동시키는 산고의 과정이다.
12. 양심적인 기독자의 수혈과 폭발하는 신적 능력
장공 김재준 목사는 이 비참한 한반도가 역설적으로 가장 '소망'적인 이유를 교회의 존재에서 찾았다. 이 땅에는 비록 소수일지라도 세계에서 보기 드문 양심적인 기독자들이 있어, 민족의 혈관 속에 하나님의 의로운 사랑을 끊임없이 '수혈'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이기는 강력한 힘은 인간의 적극적인 사고방식이나 이기려는 경쟁심에서 나오지 않는다. 모세가 홍해를 가르고 바울이 로마 제국을 복음으로 넘어설 수 있게 했던 원동력은 오직 하나님 안에서 폭발하는 거룩한 능력인 '신적 능력(Divine Capacity)'이다. 십자가의 수혈을 통할 때 역사는 전진한다.
13. 참된 결론, 실체이신 예수의 십자가만을 자랑하라
그림자의 삶을 살다 허무하게 스러져 갈 것인가, 십자가를 붙잡고 영원한 실체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석양에 비친 늑대의 그림자처럼 잠시 생겨났다 사라질 세상의 지혜와 부, 권력이라는 헛된 허상을 더 이상 삶의 무기 삼아 자랑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오직 마음을 다해 붙잡고 세상에 외쳐야 할 것은 변함없는 하나님의 사랑과 공평한 통치인 정의(미쉬파트), 그리고 약자를 돌보는 공의(츠다카)를 실천하는 믿음의 삶이다. "자랑하는 자는 오직 주 안에서만 자랑할지니라"라는 말씀을 이정표 삼아,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만을 온전히 자랑하는 거룩한 대장정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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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미지 묵상 이면에 흐르는 깊이 있는 설교 전문을 읽으시려면, [텍스트로 읽는 설교] “주 안에서 자랑하라”(예레미야 9:23-24, 고린도전서 1:29-2:5) 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