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정신을 바탕으로 -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총무 취임사(1982.9), 김상근 목사

기장 정신을 바탕으로

-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총무 취임사(1982.9) -

김상근 목사
















본인은 한국기독교장로회의 목사가 된 것과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를 섬기고 있다는 데 대하여 항상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구체적이고 전진적인 신앙고백이 있고, 30년의 역사가 그 고백의 실제적인 구현이었으며, 이점에서 한국 교회는 물론 세계 교회의 흠앙의 대상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30여 년 전 새 역사를 시작하던 우리의 고백이 누구 앞에서나 부끄럽지 않으며, 기장 교회였기 때문에 받아야만 했던 핍박과 고통을 우리는 잘 극복하여 이제 오히려 한국 교회의 선도적(先導的)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1970년대에 이르러서는 신앙과 양심의 자유, 이 나라의 자유와 정의의 확장을 위하여 숱한 고난을 감수할 수 있었습니다. 역사의 변두리에서 하나의 은거 집단으로 머물기를 거부하고, 세속적인 권력을 신성시함으로 자신의 안일을 구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골짜기를 메우고 크고 작은 산을 낮게 하며 굽은 것을 곧게 함으로써 하나님의 나라 구현에 동참하여 왔습니다.

이렇게 살아온 우리에게 일부 비난과 비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나, 세계가 쳐다보는 산 위에 세워진 성(城)이 된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영적 힘이 교단 내에 충일하고 2,000 교회 운동에 힘입어 1,000 교회수에 육박하고 있으며, 사회적 책임도 정비례적으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내외적으로 명실상부하게 막중한 책임이 지워진 우리 교단의 총무로 선임된 것을 어찌 경외의 사건으로 받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최근 들어 ‘기장 정신’ - ‘기장성’이 무엇이냐 하는 논란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 각각 입장에 따라 정의하는 바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단의 목회자와 장로님들은 물론 평신도에 이르기까지 그 신앙고백에 공통된 정신이 분명하게 있습니다. 각자의 신앙 형태가 진보적이거나 보수적인 차이, 동적이거나 정적인 차이는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내면이나 교단의 바닥에 흐르고 있는 신앙고백이 다른 것은 결코 아니라 믿습니다.

‘기장 정신’ - ‘기장성’의 구현은 대 사회적으로는 예언자, 그리고 함께 아파하는 제사장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내적으로는 이해와 포용, 대화와 협의를 존중하는 성숙된 교단을 지향하게 합니다. 사회 참여 운동이나 기도 운동이 서로 ‘기장 정신’을 바탕으로 할 때 우리 교단이야말로 모든 것을 갖춘 총체적 교단이 될 것입니다. 힘 있는 교단이 될 것입니다.

이미 우리 교단이 만들어 놓은 4대 문서인 “신앙고백서”, “사회선언지침서”, “교회교육정책”, “선교정책” 등을 지침으로 삼아 ‘기장 정신’을 구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 일에서 부르심의 자리를 본인은 발견하고 있습니다.

2,000 교회 운동과 교역자 수급 문제는 ‘약한 교회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돕느냐 하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나라를 지향해 가는 교회이며 동시에 그리스도의 몸의 현존으로서의 교회인 우리 안에 정의를 실현시켜 나가는 문제와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사랑이 인간적인 죄성과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이 세계에 희망이 무너지고 맙니다. ‘교역자 최저 봉급제’는 바로 이같은 우리 고백을 현실화시키자는 사업입니다. 1983년은 우리 교단 새 역사 30주년의 해이며 1984년은 한국 교회 선교 100주년의 해이기에 ‘교역자 최저 봉급제’가 실현된다면 참으로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능치 못할 것이 없음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게 되기를 바랍니다.

총회와 개교회가 밀착하여 피차 숨결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하겠으며, 총회의 살림은 대단히 존절하게 집행되어야 하겠다는 여론에 나는 동의합니다. 이와 함께 총회의 기구와 운영에 있어서 협조와 기능, 방향성과 절약을 원리로 조정하여 나갈 것입니다.

수적으로 약하고 재정적으로 소규모의 교단이지만 골리앗을 물리쳤던 다윗처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당당히 선교의 현장에 설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합시다. 사업국의 여러 선교 사업과 선교교육원의 계속 교육 사업 등 그리고 한신대학의 사명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특히 이 역사 가운데서 소외되고 약한 이웃들을 위하여 일하는 교단이 되도록 힘쓰고 기도합시다. 그들을 위하여 또 자유와 정의의 실현을 위하여 일하며 고난까지도 감수하고 있는 동역자들과 동지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우리 교단 모든 동역자와 신도 위에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