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모데전서 4:1-8] 경건의 연습과 허탄한 신화 – 1998년 9월 22일, 김상근 목사

9월 20, 2026

경건의 연습과 허탄한 신화

디모데전서 4장 1-8절 / 공주세광교회 / 1998년 9월 22일


[회상 노트]

공주 세광교회가 교외 한적한 곳으로 교회를 옮기고 거기에 작고 보잘 것 없지만 교회당을 건축했다. 그리고 이상호 목사의 담임목사 취임과 장로와 권사 임직식을 가진다. 특히 이 목사는 기거할 거처가 없는 장애우와 함께 사는 교회를 하겠다고 했다. 가상하고 고마웠다. 어느 목사가 이리 하겠다 하겠는가?

그러나 한편으로는 걱정했다. 사실 그랬다. 혹 이것도 위장된 반(反)성직자 수단이 되어서는 정말 안 되는데. 나는 진심으로 그를 위해 기도했다. 그리고 나를 그에게 비추어 부끄러움을 확인했다.

교회의 민중성 지속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개인이나 마찬가지로 신분 상승과 좀더 나은 조건을 얻기 위해 매진한다. 어떤 권(權)이라도 가지면 그것은 곧 민중 현실을 망각하는 지렛목이 되기 일수다. 가짐 - 성취와 잊음은 정비례한다. 가짐과 잊음은 정비례한다. 가짐과 민중성은 반비례한다.

나는 어느새 많은 것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민중성 - 민중지향성을 배반하지 않으려고 몸부림했다. 나의 실존 깊이에서는 갈등하고 부딪힘이 깊었다.


[슬라이드]













[설교 전문]

세광교회가 세워진 지 14년이다. 드디어 교회당을 건축하고 하나님께 드리게 되었다. 네 분의 권사님이 더해지고 첫 장로를 임직하게 되었다. 세광교회가 기어코 조직 교회가 되고 이상호 목사님께서 담임 목사로 취임하게 되었다. 세광교회 교인 여러분에게는 물론이요 여기 이 예배에 참예한 우리 모두의 감격이 아닐 수 없다.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세광교회는 큰 교회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여기에 생명이 약속되어 있을 것임을 확신하게 된다. 교회당 하나, 우람한 교회당 하나 갖지 못한 주제에 불우 아동 선교니 장애인 선교니 개척 교회 지원이니 해외 선교니 문서 선교니 하면 교인들이 구름 떼처럼 모여오지 않는 법이다. 그러나 여기에 생명이 약속되어 있을 것이다. 그것은 모두 경건 자체에 미치지는 못했을지라도 경건의 훈련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망령되고 허탄한 관심을 물리치고 있기 때문이다. 경건함에 이르도록 자기를 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금 봉독해 드린 디모데에게 보낸 첫 편지에서 바울은 이렇게 쓰고 있다.

“그대는 믿음의 말씀과 그대가 지금까지 좇아온 좋은 교훈으로 양육을 받아서,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일꾼이 될 것입니다.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를 물리치십시오. 경건함에 이르도록 자기를 훈련하십시오. … 경건 훈련은 모든 면에 유익하니 이 세상과 장차 올 세상의 생명을 약속해 줍니다.”

세광교회와 이상호 목사 그리고 이 교회 교인 여러분이 오늘의 이 교회를 이렇게 지속하고 있는 것은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를 거부해 온 것이다. 그것은 경건에 이르도록 자기를 훈련한 것이다. 여러분의 경건 훈련은 이 세상과 장차 올 세상의 생명을 약속해 줄 것이다.

목사는 목회자다. 목회자란 어떤 기능을 전제한다. 교회 교인들을 잘 돌보고 그 교인들을 잘 조직하여 교회를 크게 하는 전문 교회 경영자를 연상하게 한다. 성공한 목사라 할 때는 교회를 크게 성장시킨 목사라는 뜻을 가진다. 교회 지도자들은 물론이고 평신도들도 목사에게 교회 성장을 요구한다. 신학교 교수들도 교회를 성장시키는 능력과 기술을 가르치도록 요구받고 있다. 순수 신학을 강의하는 선생님은 “선생님, 선생님이 지금 가르치시는 내용은 현실 교회에 적합하지 않습니다.”라는 핀잔을 학생들로부터 받는 일이 허다하다.

세태가 이러하니 우리 목사들은 교회의 성장에 급급하게 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가끔 성공한 목사들을 만난다. 대교회 목사다. 그 교회에 가서 설교하기도 한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나는 주님께서 율법학자와 바리새파 사람을 꾸짖으신 말씀을 떠올리게 된다.

“그들이 하는 행실은 모두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하는 것이다. … 잔치에서 윗자리에,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에 앉기를 즐기고, 장터에서 인사 받기와 사람들이 자기들을 선생님이라고 불러 주기를 즐긴다. … 너희는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그 안은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 채운다....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지만,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이 가득하다”(마 23:25-28).

저 바리새인이나 율법학자들에게서 보게 되었던 행태를 오늘날 우리 목사들에게서 보게 되지 않는가? 좀 그럴듯한 일을 하게 되면 세상에 나팔을 분다. 수재민을 돕는 헌금도 사진 찍어 방송하는 데를 골라낸다. 어떤 모임에서나 높은 자리를 탐낸다. 좀 이름 있다 하는 목사들은 그러하다.

어느 집회에서 목사들이 다투어 단상 의자를 차지하고 앉는 바람에 정작 기도를 맡은 목사님은 일반 회중석에 앉았다가 기도하고 내려오는 것을 보았다. 인사받기를 즐기고 먼저 인사하려 하지 않는다. 기도하는 것도 ‘나, 기도한다.’라고 광고한다. 섬기려 하지 않는다. 더구나 종이 되려 하지도 않는다. 거만하고 탐욕스럽고 방자하다. 이런 행태가 우리 목사들, 특히 유명하다는 목사들에게 있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왜 그렇게 하는 것인가? 그렇게 거드름을 피워야 인정받는다. 유명해진다. 이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런 지도자들을 가리켜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지만,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이 가득하다.”고 하신다.

“너희는 남에게 보이려고 의로운 일을 사람들 앞에서 하지 않도록 조심하라. …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 네 앞에서 나팔을 불지 말아라. … 너는 자선을 베풀 때에는, 네 오른손이 무엇을 하는지를 네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한다”(마 6:1-4).

“너희는 금식할 때에 … 슬픈 기색을 나타내지 말아라. … 금식하는 것을 사람들에게 나타내지 말고, 보이지 않는 데에 계시는 네 아버지께서 보시게 하여라”(6:16-18).

“너희 사이에서 위대하게 되고자 하는 사람은 …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20, 24, 28절).

이런 목사, 이런 장로, 이런 권사, 이런 교회를 주님께서는 찾고 계신다. 의로운 일을 하되 남에게 보이 려는 의도를 갖지 않는다. 자선을 베풀어도 아무도 모르게 한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한다. 기도할 때도 조용히 누구도 알아차릴 수 없게 한다. 섬기고 종이 된다. 이런 지도자를 찾는다. 결코 쉽게 만날 수 없는 것이 유감이다. 왜 그럴까?

그렇게 해 가지고는 목회자에게 요구되는 큰 교회, 재력 있는 교회를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일까? 이것이 우리의 경험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 나팔을 불지 않는 목사는 인정을 받지 못하기 일쑤다. 거드름을 피우지 않는 목사는 인정을 받지 못하기 일쑤다. 탐욕을 부리고 방자하게 굴어야 인정을 받는다. 그러나 성직자란 그래서는 안 된다. 그리하지 않으려 하는 애씀이 경건의 연습이다. 경건의 훈련이다. 허탄한 신화를 버리는 것이다.

사랑하는 이상호 목사는 경건을 애써 훈련하고 연습하는 것을 나는 감사하게 생각한다. 목사는 전문 경영인이기에 앞서 종교인이요 신앙인이다. 그에게 깊음이 있고 거룩함이 있어야 한다. 생명이 있어야 한다.

오늘 장로로 임직하게 되는 장진배 집사님, 권사가 되시는 네 분 집사님, 이 교회를 사랑하라. 그리고 목사님을 존경하라. 큰 교회를 요구하기보다 교회다운 교회를 만들어 가라. 경건의 훈련은 모든 면에 유익하니 이 세상과 장차 올 세상의 생명을 약속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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