離姻[이혼]하려는 兄[형]님네에게
학생계 잡지에 실린 글
장공 김재준은 자신의 회고록인 『범용기』 제1권에 자신의 이름으로 공개한 첫 글을 소개하고 있다. 학생계 잡지에 투고한 “離姻[이혼]하려는 兄[형]님네에게”라는 제목의 글이다. 당시 순위는 ‘天地人’의 순서로 결정하였는데 김재준의 글은 2등에 해당하는 ‘地’로 당선되었다. 학생계 제6집에 실린 글이지만 김재준은 이 글을 쓴 날자를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다(1920년 11월 18일).
『범용기』에 당시 글에 대한 회고를 기록함
『범용기 제1권』 (18) 서울 3년 – 인쇄된 첫 글 [링크 🔗]
그는 당시 사회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신지식인들의 이혼에 대한 문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였다. 당시 사회적으로 여자의 입장에서 이혼을 당하게 되었을 때 받게 되는 운명의 비극을 언급하면서 이혼의 유혹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혼당한 「아내」란 여인의 경우는 더 큰 비극이다. 그녀는 무너진 하늘 밑, 버림받은 무덤 속에 산다. 그녀의 푸른 원한이 모든 삶에 서리를 끼어 얹는다. 그렇다면 위대한 미래를 꿈꾸는 학생으로서 자기를 하늘같이 믿고 목숨같이 아끼는 한 「인간」을 짓밟고 내쫓고서 민족이나 국가를 말할 수 있겠는가? 그건 진짜 「철면피」가 아닐 수 없다. 「이혼」의 유혹을 극복하지 못하고서 민족과 나를 말하지 말라!”
김재준의 글쓰기, ‘문행일치’(文行一致)를 향하여
그리고 김재준은 이 글을 회상하면서 글을 써 낸다는 것은 쓴 사람이 그만큼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있다. ‘언행일치’에서 나아가 ‘문행일치’를 강조한 부분이다. 실제로 김재준은 자신이 쓴 글이 거울이 되어 자신의 삶을 조절했던 것이다.
김재준의 글이 독자들에게 울림을 주는 이유는 바로 김재준이 자신이 쓴 글에서 주장한 것을 행동으로 실천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학생계에 실린 김재준의 글 전문 소개
아래는 당시 학생계에 발표한 김재준의 글 전문이다.
【地】 離姻[이혼]하려는兄[형]님네에게 (1圓書籍券[일원서적권])
京城府公平洞五八[경성부 공평동 58]
學生 金在俊[학생 김재준]
우리 朝鮮[조선]의 婚姻制度[혼인제도] - 그야말로 極端[극단]의 非原則[비원칙], 不自然[부자연]이엇다 그럼으로 여러 名士[명사]ᄭᅴ셔 女子敎育[여자교육]의 必要[필요]와 理想的[이상적] 婚姻制度等[혼인제도등]을 提唱[제창]하야 續續實行[속속실행]하는 中[중]임은 慶賀[경하]함을 마지안는 바이올시다 그러나 거긔 ᄯᅡ라셔 厭妻症[염처증]이라는 새 病[병]이 만히 流行[유행]합니다. 그 結果[결과]는 離婚[이혼]이라는 惡毒[악독]한 手術[수술]을 밧게됨니다. 더구나 그 病[병]은 新知識[신지식] 받은 新青年[신청년]에게 만히 걸린다함은 一種注目[일종주목]할 現狀[현상]이외다.
그 原因[원인]은 여러 가지 잇겟지요마는 大部分[대부분]은 新家庭[신가정]을 ᄭᅮᆷ이려하나 其妻[기처]가 無知無識[무지무식]함으로 賢母良妻[현모양처]의 資格[자격]이 업슴을 슬혀함인듯 합니다 그런데 그 病[병]에 걸린 靑年[청년]들은 그 罪[죄]를 그의 父兄[부형]된 者[자]에게만 돌리고 自己[자기]에게는 아모 責任[책임]이 업는 듯이 生覺[생각]합니다. 一邊[일변]으로 生覺[생각]하면 그도 그럴듯함니다만은 나는 父母[부모]의 責任[책임]보담도 그 男便[남편]된 者[자] [48]
의 責任[책임]이 더 重[중]한줄 알고 이제 離婚[이혼]하려는 여러 兄[형]님네ᄭힻ 한말삼 들이려 함니다 다 兄[형]님네여 - 兄[형]님네는 두삼 理由[이유]로 離婚[이혼]하려 함닛가!? 果然[과연] 兄[형]님네의 理由[이유]가 其妻[기처]의 無識[무식]함에 잇다하면 나는 兄[형]님네의 너무도 輕薄[경박]하고 너무도 無情[무정]함을 ᄭᅮ짓지 안이치 못하겠나이다 兄[형]님네여 兄[형]님네도 피잇고 눈물잇는 人生[인생]이거던 離婚[이혼]한 後[후]의 其妻[기처]의 情狀[정상]을 生覺[생각]할지어다.
사랑하는 父母[부모]와 ᄯᅡᆺ듯한 옛집을 離別[이별]하고 다만 男便[남편] 한아를 爲[위]하야 冷冷[냉랭]하고 生疎[생소]한 他家[타가]로 차자오지 안엇는가 그리하야 父母[부모]의 代身[대신], 親戚[친척]의 代身[대신]으로 其夫[기부]를 사랑하며 其夫[기부]를 밋지안는가!? 그려는 그 精誠[정성]을 冷然[냉연]히 물리치고 도로혀 그를 侮辱[모욕]하며 그를 逼迫[핍박]하면 그는 將次[장차] 어대로 가라함인가!? 處女[처녀]가 안이니 神聖[신성]한 男便[남편]은 不可望[불가망]이오, 知識[지식]이 업스니 新青年求婚[신청년구혼]은 萬無[만무]로다. 다만 차고찬 뷘 房[방]안에 외로운 눈물로 怨讎[원수]가튼 歲月[세월]을 보낼밧게 업지안으냐!! 여러분이 만일 이를 돌보지 안으면 賊子[적자]가 안이고 무엇인가!?
新思潮[신사조]와 新知識[신지식]은 地獄[지옥]의 紹介者[소개자]요 新人物[신인물]과 新生活[신생활]은 魔鬼[마귀]의 덩어리밧게 되지 못할 것이외다.
아 – 여러 兄[형]님네는 이 世上[세상]을 건지려하는 큰 目的[목적]을 가진 者[자]가 안이오닛가!?
날개를 펼쳐 萬里[만리]를 날며 손을 들어 天柱[천주]를 잡으려는 그 사람을 건지려하는 여러분이여 무삼 面目[면목]으로 사람을 바리려 하나잇가!? 其妻[기처]가 弱[약]하거던 强[강]하게 하며 無識[무식]하거든 有識[유식]하게 하며 德[덕]이 업거든 德[덕]잇게 할지어다. 諄[순]히 갈아치며 孜孜[자자]히 引導[인도]하면 안되는 일이 업나이다.
그러면 新家庭[신가정]도 建設[건설]할 슈 잇스며 神聖[신성]한 子孫[자손]도 얻을 슈 잇스리이다.
여러분이 萬一[만일] 사람 한아도 건질 勇氣[용기]가 업다하면 社會貢獻[사회공헌]이니 무엇이니 다 巧言妄言[교언망언]에 지나지 못함이 自白[자백]되는 날이올시다. 兄[형]님네가 만일 其妻[기처]를 바린다 하면 兄[형]님네도 함ᄭᅦ 바리우는 그날이올시다. 操心[조심]하시옵쇼서
새로 結婚[결혼]하는 者[자]는 새 方式[방식]으로, 임이 結婚[결혼]한 者[자]는 가라침으로 다 함ᄭᅴ 어ᄭᅢ를 맛걸고 平和曲[평화곡]을 불으며 光明[광명]한 길을 차자 文明[문명]의 나라로 거름거름 나아갑시다(ᄭᅳᆺ)
一九二○, 一一, 一八 [1920년 11월 18일]
【評】 나 亦同感[역동감]이다. 이 論文[논문]은 其題目[기제목]부터 조타. 이 問題[문제]는 我社會當面[아사회당면]의 問題中[문제중]에 하나이다 君亦[군역]이와 갓치 ᄭᅢ다른바 恒常[항상]이 主義宣傳[주의선전]를 願[원]하며 몸소삼가 [50]
기를 바라노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