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長空 金在俊 목사님의 著作全集 제1권이 나왔다. 제1권은 원래 편집위원회에서 論文들을 모은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여기 제1권에 담긴 長空 金在俊 목사님의 글들은 모두 엄격한 의미에서의 神學 論文들이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는 長空 金在俊 목사님을 形式的이고 學問的으로 엄격한 神學者로서보다는 한 사람의 살아있는 인간으로서 사랑하고 존경한다. 낡은 傳統에 반항하고 敎會와 政府의 權力에 항거할 反抗兒로서의 長空 金在俊 목사님을 우리는 사랑한다. 지성인으로서의 强點과 인간으로서의 弱點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長空 金在俊 목사님의 이 글들 속에는 그러한 反抗의 숨결이 그대로 담겨 있다.
“敎理 敎條의 內容을 그대로 是認하면 그것이 信仰의 全部인 것같이 생각하는 것은 가장 巧妙하게 僞裝한 異端이다. 이 異端은 自己를 誇大하는 교만을 가져오는 것이 特色이다. 그들은 信仰의 內容을 知識的으로 客觀化한다. 偉大한 基督敎의 敎理를 望遠鏡에 비치인 天體와 같이 다룬다…… 그들은 ‘人間’된 데서 免徐받은 者로 自處하며 自己보다 다른 信條를 가진 者는 人間取扱하는 것까지도 拒否하는 形便이다. 하나님의 眞理는 自己네가 호주머니에 넣어가지고 다니는 呪文인 것 같이 생각하며 나아가서는 이 巧妙한 偶像崇拜者가 一躍 하나님을 守護하는 守護神의 地位에 오른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거룩함과 尊嚴하심 앞에서 敢히 설 수 없는 罪人이며 無에 가까운 存在임을 深銘하고 남을 云謂할 餘有 없는 痛悔의 깨어진 心情을 가지는 대신에 自己驕慢과 不平과 惡心으로 惡魔的 判官이 되어 버린다.”(P.302)
長空 金在俊 목사님은 이와 같이 正統主義者들과 격렬하게 싸운다. 이 冊에 실린 大部分의 글들이 그러한 싸움을 위한 글들이다. ‘逐字靈感說과 聖書無誤說에 對하여’(93), ‘聖書批判의 意義와 그 結果’(104), ‘異端裁判의 聖書적 根據’(115), ‘正統과 異端’(205), ‘개혁교회의 개혁’(275), ‘敎理와 信仰’(301) 등은 모두 이 격렬한 싸움의 깃발이며 해방 후의 韓國敎會의 몸부림의 산 기억들이다. 인류의 문화는 그것이 객관적인 構造로 경화되면 그 原初적인 생명을 잃어버린다. 종교도 그 예외는 아니다. 傳統의 껍질이 굳어지면 생명은 없어진다. 그래서 이 굳은 껍질을 제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것이 비판이며 개혁이며 혁명이다. 그러나 참다운 창조적인 업적은 굳은 껍질에 반항하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 原初的인 생명을 새롭게 전개해 나가는 데 있다. 이것이 長空 金在俊 목사님을 이을 다음 世代의 課題이다. 그러나 이러한 課題의 실현을 위한 어떠한 실마리도 아직 나타나지 않는 것은 단순히 우리 나라의 일반적인 非生産性과 정신적인 不毛狀態에만 그 原因을 돌릴 것인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먼저 인용된 글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이 現象은 다시 한번 더 깊이 따져보면 그 속에는 더 무서운 惡魔性이 숨어 있다. 그것은 倫理的 束帶가 풀어져 버린다는 그것이다. 即 敎理的 眞理가 道德的 善을 代身하며 理論이 實行을 代身하며 敎理가 산 信仰生活을 代身하는 그것이다. 그리스도敎 眞理는 그 本性上 道德生活과 分離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敎理的 眞理를 위해서는 憎惡도 殺人도 敢行하려 한다.” 長空 金在俊 목사님은 학문과 생활의 分離를 반대했다. 모든 理論은 그 人間의 삶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덕적인 열매를 가지고 그 학문적인 이론 혹은 종교적인 신앙의 정당성을 가름하자고 하게 되면 우리는 모두 어색한 입장에 빠지게 되고 對話는 그것으로 끝을 맺어야 한다. 더 생산적인 대화를 전개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다. 神學思想으로서의 人道的 人格主義의 長點과 短點이 모두 여기에서 분명하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의 후반부에는 倫理的 열매에는 別로 關心하지 않는다. 따라서 人道的 人格主義와는 다른 實存主義 思想이 드러나 있다. ‘虛無와 實存’(350), ‘不安의 根底’(364), ‘不安과 絶望의 克服’(387), ‘無神論的 實存主義와 그리스도敎 信仰’(396), ‘人間의 矛盾과 逆說과 苦㦖과’(489) 등에서 實存主義의 큰 영향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도 長空 金在俊 목사님의 글들은 변증법 신학자들의 딱딱하고 엄밀한 論理展開보다는 수필스러운 문장과 詩的인 표현으로 메워져 왔다. 長空 金在俊 목사님의 글은 이러한 문장으로서는 참으로 탁월하다. 부드러운 문장과 시적인 표현으론 基督敎 著述家들 중에 어느 누구도 長空을 앞지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창한 문장의 리듬은 정확한 論理와 엄밀한 槪念, 規定과 문제의 철저한 분석 등을 덮어둔 채 표면을 미끄러져 내려가 버리기 쉽다.
이 책에 담겨 있는 모든 글에는 長空 金在俊 목사님의 ‘人間’과 ‘삶’이 담겨 있다. 그는 아직 精神的으론 매우 젊다. 그리고 그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이 그의 精神을 앞으로 살리는 길은 그의 思想을 超克하는 것일 것이다.
〈李奎浩 評〉
이규호(1926~2002). 해방 이후 『현대철학의 이해』, 『말의 힘』, 『교육과 사상』 등을 저술한 철학자. 호는 丹溪(단계). 경상남도 진주 출생. 1944년 진주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46년 한국신학대학에 입학하여 1950년에 졸업하였다. 1958년부터 1962년까지 독일 에버하르트 카를스 튀빙겐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3년부터 1964년까지 중앙대학교 철학과에서 봉직하고, 이후 1979년까지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역임하였다. 이때까지 학문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철학서를 속간하여 당시로서는 다양한 독자층을 확보하였으며, 순수철학뿐만 아니라 교육과 이념 문제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박정희 대통령 사후인 1979년 12월 국토통일원장관에 발탁되었으며, 1980년에는 문교부장관에 취임하여 1983년 10월까지 봉직하였다. 그 후 한국교원대학교 총장(1984~1985년)을 역임하고, 1985년 1월부터 10월까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1988년까지 제22대 주일본대사를 역임한 후 학술활동을 하다가 1995년부터 1997년까지 순신대학교(현 한세대학교) 총장을 지냈다.

